고린도전서 12-13장의 핵심 이슈는 은사이다. 13:4, 12:25 등의 본문을 통해 우리는 고린도 교인들이 서로의 은사를 자랑하고, 누가 더 많은 은사를 가졌냐 비교했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은사는 하나님의 선물이기 때문에 그 높낮이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은 이러한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사랑을 가장 큰 은사로서 내세우고 있다.
은사란 무엇인가? 은사는 개개인의 능력이나 재능이 아니다.
12:3 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노니 하나님의 영으로 말하는 자는 누구든지 예수를 저주할 자라 하지 않고 또 성령으로 아니하고는 누구든지 예수를 주시라 할 수 없느니라
은사를 설명하기에 앞서, 먼저 믿음이란 무엇일까? 믿음은 나의 의지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내가 믿음이 좋아져야지 마음먹는다고 해서 믿음이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하심으로만 믿음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믿음 또한 은사이다. 그리고 첫 번째 은사이다. 왜냐하면 여러 은사들이 있지만 그 은사들이 아무리 귀하더라도 믿음보다 먼저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믿음뿐만 아니라 다른 은사 또한 성령께서 주시는 것이라면, 나는 나의 은사를 자랑할 수 없다. 나의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은사는 개개인의 능력이나 재능이 아니다(고전 12:11).
은사를 자랑하는 신도들과 사랑
그러나 13:4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라는 구절에서 누군가가 은사를 가지고 자랑하고 교만하게 굴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12:25"분쟁"을 보고도 같은 추측을 할 수 있다. 이는 은사를 강조하는 한국 교회 안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문제이다. 심지어 어떤 교회들은 방언을 가르치고 교육한다. 목사가 가르친다고 되는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선물인데도 말이다. 아무튼 고린도 교인들 또한 누가 더 많은 은사를 가지고 있는지, 더 좋은 은사를 가지고 있는지를 자랑하고 서로 비교했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이 무엇을 기준으로 은사의 순위를 매겼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본문을 토대로 하자면 방언에 대한 이슈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이에 대한 바울의 해법은 무엇인가? 12:28절에서 바울은 자신의 주장을 더욱 설득력있고 힘있게 주장하기 위해 자신의 사도직을 강조한다. 사도-선지자-능력을 행하는 자-신유-은사의 비교는 고린도교인들의 여러 비교들과 저울질이 자신의 사도직의 권위를 뛰어넘지 못하다는 것을 주장하기 위해서이다. 다음으로 바울은 12:31에서 더 큰 은사를 사모하라고 하고 있다. '더 큰 은사'란 13장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랑'이다. 물론 은사에는 순위가 없다. 여기서는 바울이 또 다른 은사의 순위를 매기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은사를 강조함으로써 고린도 교인들에게만 해당되는 적절하고 상대적인 해법만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바울은 13:1-2, 13:8에서 방언, 예언, 사랑을 비교하고 있다. 바울이 13장에서 계속해서 강조하고 있는 은사는 사랑이다. 왜냐하면 사랑이야말로 지금 고린도 교인들이 행하고 있는 잘못된 저울질의 해법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을 사랑한다면 자신의 은사를 자랑함으로써 타인 위에 있으려 하지 않을 것이다. 방언을 자랑하며 은사 없는 사람을 무시하면 사랑이 없는 것이다.
즉, 은사 그 자체에는 높낮이가 없지만 은사가 어떻게 이용되느냐에 따라 부적절하기 때문에 사랑의 은사를 강조하는 조치를 취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바울은 13:13에서 믿음, 소망, 사랑을 비교하며, 가장 큰 은사가 사랑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사랑은 가장 큰 은사인 동시에 힘든 은사이다. 왜냐하면 믿음과 희망의 대상은 하나님인데 반면, 사랑의 대상은 인간이기 때문이다. 믿음과 희망은 어떤 이득을 바랄 수 있고, 그것을 가짐으로 인해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지만 사랑은 오로지 이타적인 마음에서 오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에, 사랑은 은사 중 가장 성숙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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