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의 목적으로서 "기억하기"와 충동의 목적으로서 "되풀이하기"
정신분석의 목표는 내담자가 자신의 무의식에 있는 기억이나 감정을 "기억하게" 하는 것이다. 내담자가 그것을 "인지적으로 기억하게"된다면 증상은 사라진다. 그러나 억압된 무의식은 보통 기억되지 않고, 증상으로 "실연"되고 "되풀이"된다.
우리는 피분석자가 잊어버린 것들과 억압된 것들 중 어떤 것도 기억해내지 못하고 대신 그것들을 실연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그것을 기억이 아니라 행위로 재생산한다. 그는 그것을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을 물론 알지 못한 채 그것을 되풀이한다. (프로이트, <기억하기, 되풀이하기 그리고 훈습하기(in 끝낼 수 있는 분석과 끝낼 수 없는 분석)>, 110)
분석가는 실연되는 내담자의 무의식적 충동을 어떻게 인지적으로 바꾸어낼 수 있을까? 프로이트는 "저항을 훈습하는 것"과 "인내하는 것"을 통해 분석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고한다.
정신분석 치료기법과 저항의 훈습
브로이어의 카타르시스Katharsis(catharsis)의 단계… 기억하기와 소산시키기Abreagieren (abreacting)가 당시에 최면 상태의 도움으로 이루어내야 할 목표였다. 그 후 최면을 포기하면서 피분석자에게 자유롭게 떠오르는 생각들freie Einfälle(free associations)을 통해서 그가 무엇을 기억해내는 데 실패했는지를 추측해내는 것이 과업으로 떠올랐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일관성 있는 기법이 만들어졌다. 이제 의사는 특정 요인이나 문제에 초점을 맞추기를 포기한다. 그는 피분석자의 그때그때의 정신적 표면을 연구하는 데 만족하며 해석기술은 주로 여기에 나타나는 저항을 인식하고 그것을 환자가 의식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사용한다. 이리하여 일종의 분업이 새로 만들어진다: 의사는 환자에게 알려지지 않은 저항을 밝혀낸다. 일단 이 저항이 극복되고 나면 환자는 종종 전혀 힘들이지 않고도 잊혀졌던 상황과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프로이트, <기억하기, 되풀이하기 그리고 훈습하기(in 끝낼 수 있는 분석과 끝낼 수 없는 분석)>, 105-6)
처음 정신분석은 카타르시스 기법을 사용했다. 카타르시스 기법은 최면을 통해 어떤 사건을 기억하고 언어로 말하게끔 하여 억압된 병인 관념들과 감정들을 소산시키는 것이 목적이었다. 그러나 누구나 최면에 걸리지 않는다는 문제 때문에, 자유연상 기법이 탄생하였다. 환자는 자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모든 생각들을(그것이 무질서하고 무의미해보인다고 하더라도) 분석가에게 가감없이 보고해야 하며 분석가는 이 연상들을 통해 무의식을 추적하고 해석한다. 그러나 이 또한 환자가 연상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저항한다는 문제가 있었다. 결국 저항을 파악하는 것이 정신분석의 주된 목표가 되었다. 저항을 환자가 의식하게 된다면 자연스레 억압된 것을 기억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환자의 되풀이 강박을 억제하고bändigen(cub, 통제하고)
그것을 기억하기를 위한 모티프로 변환시키기 위한 주요 수단은
전이를 다루는 것에 놓여 있다.
(프로이트, <기억하기, 되풀이하기 그리고 훈습하기(in 끝낼 수 있는 분석과 끝낼 수 없는 분석)>, 118)
궁극적으로 분석가의 목표는 신체나 행동으로 반복하는 병리를 인지적으로 바꾸어내는 것이다. 그러나 환자는 분석상황에서 자신의 병리를 행동으로 되풀이한다. 이러한 되풀이하기는 기억하는 것을 대신하며, 전이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전이는 충동이 실연되는 것이기도 하고 충동을 인지적으로 기억하지 않기 위해 저항하는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저항을 훈습한다는 것, 되풀이하기를 기억하기로 바꿔낸다는 것은 곧 전이 저항과 전이를 훈습한다는 것과 같다. 하지만 아무리 숙련된 분석가라 할지라도 모든 전이를 수월하게 다룰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전이 자체가 저항인 동시에, 되풀이하는 행동이므로 결국 전이의 내용을 훈습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분석의 성패가 달렸다. 긍정 전이 안에서는 전이 애착을 통하여 환자가 반복해서 실연하려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천천히 전이의 내용과 저항을 훈습하며 기억해내기까지 도달할 수 있다. 반면 부정 전이가 일어날 경우 환자는 저항을 훈습하는 대신, 즉 전이 내용을 훈습하는 대신 행동으로 실연하며, 저항한다.
분석가의 자질로서 인내심
저항의 극복은 잘 알다시피 의사가 피분석자에겐 결코 알려지지 않은 저항을 밝혀내고 그것을 환자에게 말해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우리는 환자가 저항을 무릅쓰고 분석의 기본 규칙을 따라 [분석]작업을 계속함으로써 그에게 이제 알려진 저항에 몰두할, 그것을 훈습할durcharbeiten(work through), 그것을 극복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강렬한 저항 속에서만 우리는 피분석자와의 공동 작업을 통해서 저항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억압된 욕동 충동을 밝혀낼 수 있으며 그런 경험을 통해서 환자는 그것[억압된 욕동 충동]이 존재하며 강력하다는 것을 납득할 수 있다. 거기에서 의사에게는 잠자코 기다리며 일이 진행되도록 놔두는 것 이외에 다른 할 일이 없다. 이런 식의 저항 훈습하기는 실제 치료에서 피분석자에게는 까다로운 과업일 수 있으며 의사에게는 인내심에 대한 시험일 수 있다.
(프로이트, <기억하기, 되풀이하기 그리고 훈습하기(in 끝낼 수 있는 분석과 끝낼 수 없는 분석)>, 119)
분석가는 전이가 분석상황에서 발생하는 것을 허용하고, 그것을 다루어야 한다. 전이의 내용들이 천천히 훈습되고 밝혀지면서 전이를 통한 되풀이 행동화는 이제 기억하는 것으로 인도된다. 하지만 저항을 훈습하는 과정은 분석가에게 엄청난 인내심이 요구된다.왜냐하면 대부분 내담자는 자신의 저항을 곧바로 극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자는 분석가가 훈습하는대로 따라오지 않는다. 환자의 저항은 더욱 심해지고 무의식은 더 깊숙히 억압될 수도 있다. 내담자가 분석가에 대한 충분한 신뢰를 가질 때까지, 환자가 자신의 저항과 무의식을 인식할 수 있을만큼 여유로워지고 튼튼해질때 까지 분석가와 상담자는 인내심을 가지고 버텨주어야 한다. 분석가가 인내심을 가지고 분석을 진행한다면 환자는 자신의 저항을 깨닫고 훈습하며 저항을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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