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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석학/프로이트

프로이트 :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 1901 (1905)

by φιλοσοφία 2024. 11. 28.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과 정신분석학의 진보

     이 글은 프로이트의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1901)이라는 사례의 배경, 이 사례가 정신분석학의 발전에 끼친 영향, 사례에 적용된 초기 정신분석의 이론적 모델 등에 대하여 다룬다.

     모든 프로이트의 사례들이 그렇겠지만, 도라는 특히나 논란이 많은 사례 중 하나이다. 프로이트가 도라를 분석할 때 도라의 억압된 성욕만을 중점으로 두고 분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라는 대상관계이론이나 자아심리학, 가족치료이론 등 다른 관점으로 충분히 분석될 수 있는 사례이다. 도라의 아버지의 불륜, 도라와 K씨 부인의 관계(프로이트가 동성애적 리비도라고 일축해버렸던), 도라와 도라의 아버지에게 소외되었던 어머니 등 이 논문 안에 있는 자료만을 가지고도 도라를 억압된 리비도라는 관점만으로는 분석하기 충분하지 않다.

     그럼에도 이 글은 프로이트만의 관점을 다루고 있다. 왜냐하면 다양한 관점을 하나의 글에 담을 수 없기 때문이며, 일단 도라의 분석가였던 프로이트의 관점과 1차 텍스트를 읽는 것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프로이트의 분석이 완전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그의 분석은 일부 진실을 포함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프로이트를 시대별로 연구함 있어서 초기 프로이트에게 도라 사례가 중요하다는 것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라깡은 도라와 같은 내담자들이 정신분석이 진보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계기들이었다고 말한다.

당시 강의에서 저는 요컨대 정신분석의 진보를 가능케 한 본질적, 구조적 요소가 주체가 자신의 역사를 완전히 재구성하는 데 있다는 관념을 중점적으로 다루었습니다. 저는 그것이 프로이트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여러분에게 보여드렸을 겁니다. 그에게 매번 중요했던 것은 사례 하나하나를 유일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었지요. 5개의 주요 사례가 각기 나름의 가치를 갖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프로이트의 진보, 프로이트의 발견은 바로 그가 하나의 사례를 그것의 유일성 속에서 다루었다는 점에 있지요.
(자크 알렝 밀레, <자크 라캉 세미나 1 : 프로이트의 기술론>, 26)

 

     즉, 내담자들을 이론으로 환원시켜버리지 않고 그 환자가 발화하는 유일한 언어를 탐구했을 때 정신분석학이 진보했다. 기존에 있는 이론으로 환자가 발화하는 언어의 의미를 환원하는 것이 아니라, 안나 O, 도라, 한스, 늑대인간, 슈레버를 '유일성' 속에서 다루었을 때 그들을 설명하는 개념들이 발전했고 정신분석학이 진보했다.

 

     아무튼 도라 사례는 히스테리의 원인이 외상적 성적 접촉에 의한 것인가 아니면 유아가 소유한 도착적인 성욕 때문인가를 판단하는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프로이트는 1897년부터 1905년 <성욕에 대한 세 편의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히스테리의 원인을 외상적인 성적 유혹이 아니라 유아의 도착적인 성욕으로 수정한다. 그리고 유아가 어렸을 때부터 도착적인 성욕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함으로써, 정신분석학적 발달 이론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었다. 이러한 이론적 발전에 도라의 사례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본문에 비해서 배경이 조금 긴데, 이론적 체계가 아니라 사례를 다루는 것이니만큼 논란도 많고(왜냐하면 모든 사례를 다 성적으로 다루니까) 덧붙일 말도 많아서 그렇다. 누군가 1차자료를 읽을 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요약

     도라의 아버지는 병약했다. 그의 지병 때문에 B라는 지역으로 요양하기 위해 도라의 가족은 이사를 간다. 그곳에는 K씨 부부가 살고 있었는데, 도라의 부모와 K씨 부부 모두 부부끼리의 사이가 매우 좋지 않았다. 어머니는 집안에서 아버지와 도라에게 소외된 존재였다. 도라의 어머니는 아버지에 대한 간병을 일체 하지 않았고, 도라가 그 역할을 하다가 K씨 부인이 그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녀는 K씨 부인과 아버지의 관계를 처음에는 응원하고 지원하다가 어느샌가부터 그 관계를 몹시 싫어하며 그 관계를 비난했다. 도라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비난과 맹렬한 질투심이 같이 있었다. 한편 그 시각 K씨와 도라에게 두 가지 사건이 있었는데, K씨가 도라가 14살 무렵 그녀에게 강제로 키스를 한 사건과 그 이후 호숫가를 산책하다가 그녀에게 프러포즈를 한 사건이었다. 도라는 이 호숫가에서의 사건을 기준으로 아버지와 K씨 부인의 관계를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증상은 신경성 기침, 만성적 호흡 곤란, 그리고 그녀의 오빠도 가지고 있었던 야뇨증이 주된 증상이다.

 

 

첫 번째 꿈

     신경성 기침, 만성적 호흡 곤란, 야뇨증 등 히스테리 증상은 무엇을 의미할까? 도라는 첫 번째 꿈을 꾼다. 

집에 불이 났어요. 내 침대 옆에 서 있던 아버지가 나를 깨우고, 나는 급히 옷을 입고 있어요. 엄마는 보석함을 챙기려고 해요. 그러나 아빠는 <당신의 보석함 때문에 나와 두 아이들이 불에 타 죽을 수는 없소>라고 말해요. 우리는 서둘러 밑으로 내려와요. 바깥으로 나오는 순간 나는 잠에서 깨어나요. (프로이트,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 252)

 

     이 꿈을 꿀 때 도라는 K씨 부인의 방에서 그녀와 함께 이야기하는 것을 즐겼다. 어느 날 도라는 K씨 부인의 침실에서 잠을 자다가 깼는데, 자신의 앞에 K씨가 서 있는 것을 발견한다. 

갑자기 깨어나 보니 K씨가 내 앞에 서 있었어요. 꿈속에서 아버지가 당신 침대 옆에 서 있는 모습을 본 것처럼 말입니까? 예. 나는 그에게 여기서 무슨 일이냐고 물었어요. 그는 자신이 원하면 아무 때나 자기 침실로 갈 수 있는 게 아니냐고 대답했어요. (중략) 오후에 다시 소파에서 잠을 자기 위해 문을 잠그려고 했을 때 열쇠를 찾을 수 없었어요. K씨가 열쇠를 감추어 버렸음에 틀림없어요.
(프로이트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 255)

 

     또한 도라는 K씨에게 값비싼 <보석 상자>를 선물 받는다. 이를 프로이트는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보석 상자>도 여성의 생식기를 상징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 않습니까? 다시 말해서 당신은 그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꿈의 의미가 더 명확해지는군요. 당신은 스스로에게 <그 남자가 나를 쫓아오고 있어, 그는 내 방에 들어오고 싶어 해. 내 보석상자가 위험해. 만약 불상사가 생기면 그것은 아빠 책임이야>라고 말했습니다. 그 때문에 당신은 꿈속에서 반대 상황, 즉 아빠가 당신을 위험에서 구해주는 상황을 만들어 냈습니다. (중략) 이러한 사고 과정 속에서 당신의 엄마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K씨 부인으로 대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당신은 K씨 부인이 거부했던 것을 K씨에게 줄 용의가 있습니다. 여기서 당신이 있는 힘을 다해 이 생각을 억누르려고 한 덕분에 모든 요소들은 정반대로 변하게 됩니다. 이 꿈에 앞서 당신에게 벌써 말했듯이 당신이 K씨에 대한 사랑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아버지에 대한 이전의 사랑을 동원했다는 것을 꿈이 다시 확인시켜 줍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들은 무엇을 증명합니까? K씨를 두려워하는 마음 이상으로 당신은 자기 자신, 즉 그에게 다가가려는 유혹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당신의 노력들은 그에 대한 사랑이 매우 강렬하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프로이트,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 259)

 

     즉, 도라는 무의식적으로 이렇게 말하고 싶은 것이다. <유혹이 너무 심해요 아빠, 잠자리가 젖지 않도록 보살펴 주었던 어린 시절처럼 다시 저를 보호해 주세요!>. 따라서 첫 번째 꿈은 "아버지가 K씨로부터 자신을 구해주고 보살펴주었으면" 이라는 소원을 담은 꿈이다. 그러나 이 소원은 그녀가 어떤 것을 억압하기 위하여 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것의 결과물이다. 그런데 그녀가 억압하려고 노력한 어떤 것이란 바로 K씨에 대한 사랑이다. K씨에 대한 사랑을 억압하려고 노력한 것이, 아버지에 대한 유아기적 리비도를 복권시키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꿈에서 나온 <화재>는 그녀의 야뇨증 즉 <축축한> 것과 대비되는 현상이다. 야뇨증, 신경성 기침, 목의 염증, K씨와의 키스에서 느껴진 구역질 모두 <축축한> 것으로서 상징적으로 묶여 있다. 프로이트는 야뇨증을 추적하면서 히스테리의 병인론을 설명한다. 즉 히스테리의 병인은 자위행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사실을 주장한다. 아이가 밤에 아버지와 어머니가 성교하는 소리를 들은 아이는 그 헐떡거리는 소리를 엿듣는 과정에서 그 헐떡거리는 소리가 호흡 곤란과 상징적으로 묶여서 히스테리로 발현된다. <당시 함께 흥분한 상태의 영향으로 도라의 성욕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고 이것이 자위행위의 충동을 불안으로 대체시켰다.> 기침과 구역질, 목이 쉬는 증상은 그녀에게 목과 입이라는 기관이 성적 리비도를 표현하는 성감대를 의미하고 그 기관에 고착화되는 것으로 발현된다. 다시 말해 그녀는 K씨에 대한 사랑을 억압하기 위해 자신의 야뇨증을 잘 보살펴주었던 아버지를 끌어왔다. 이 유아기적 리비도를 끌어오는 과정에서 야뇨증과, 천식, 구역질 등 상징적으로 묶인 히스테리 증상들이 발현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녀가 아버지와 K씨 부인과의 관계를 비난한 것은 K씨에 대한 사랑이 아버지에 대한 애착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꿈

어떤 미지의 도시에서 산책을 하면서 낯선 광장이며 거리들을 구경해요. 그러고 나서 나는 내가 머무는 집으로 가요. 내 방으로 올라간 나는 어머니의 편지를 발견해요. 어머니의 편지에는 내가 부모님에게 알리지 않고 집을 떠났기 때문에 아버지가 아프다는 사실을 전하지 않았다고 씌어 있었어요. 또 아버지가 지금 돌아가셨으며, 만일 <원한다면 와도 좋다>고 했어요. (중략) (프로이트,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 286)

 

 첫 번째 꿈이 주제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러나 아버지에 대한 적대 또한 존재한다. 도라를 불가능한 사랑의 구조 속으로 밀어 넣은 것이 바로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첫 번째 꿈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애착을 복권시켜야만 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이 적대는 억압된다. 이런 의미에서 두 번째 꿈의 일부분, 즉 편지는 아버지에 대한 억압된 적대와 그에 대한 복수를 표현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도라는 실제로 부모에게 작별을 고하는 편지를 썼었는데, 그 편지는 아버지를 공포에 몰아넣어서 K씨 부인에게서 등을 돌리게 만들거나, 혹은 아버지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는 경우에 최소한 그에게 복수하려는 목적을 지녔었다.

    한편 그 편지 안의 <네가 원한다면>이라는 문장은 호숫가 사건이 있기 이전 K씨 부부가 그녀를 호수가 있었던 L지역으로 초대할 때 쓴 편지의 내용에 있었던 문장이다. 그때 도라는 K씨에게 프로포즈를 받았는데, 도라는 프로포즈를 받자마자 K씨의 얼굴을 후려쳤었다. 프로이트가 그때 있었던 일을 다시 한 번 더 자세하게 알려달라고 했지만, 도라는 K씨가 청혼의 근거로 제시한 말만을 기억하고 있었다. <당신도 아시다시피 나는 아내에게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이 말은 무엇일까? 예전에 도라는 가정교사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었는데, K씨가 가정교사에게 구애를 하면서 <아내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말을 했다는 것이다. 가정 교사가 구애를 받아들이자 곧이어 K씨는 가정교사에 대한 사랑이 식었다. 그런데 그 이후 호숫가에서 K씨가 도라에게 프로포즈를 할 때에도 했던 말이 <아내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는 말이었다. 그 순간 도라는 K씨의 따귀를 때린 것이다. 즉 그 말이 나오자마자 반사적으로 따귀를 때린 것은 “나는 너를 사랑하는데 너는 나를 그 가정교사와 동일하게 보다니, 나를 특별하게 봐주지 않는거냐!” 라는 질투와 분노의 표현이었다. 프로이트가 보기에 도라의 사랑은 현재진행형이었고, 그것을 억압하는 과정에서 아버지를 불러왔으며, 또한 가정교사와 같은 형식의 프로포즈를 받은 사건으로 남성에 대한 거부감, 복수를 한 것이다.

     

 은폐된 동성애 애착

     이렇게 프로이트는 K씨와 아버지에 대한 억압된 욕망이라는 관점으로 도라를 분석했지만, 도라는 분석에서 계속해서 그게 아니라며 저항했고, 분석을 그만두었다. 프로이트가 틀렸을까? 분명 틀린 부분이 많았다. 왜냐하면 프로이트는 자신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보지 못하고 있었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즉, K씨 부인과 도라가 몇 년 동안 신뢰를 쌓아온 사이라는 것이다. 도라는 K씨 부인에게 결혼생활의 어려움, K씨와의 불화를 털어놓을 수 있는 조언자였으며, 단 둘이 있을 때에는 쉽게 입에 담을 수 없는 테마 또한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사이였다. 그러나 아버지가 그 둘의 사이에 개입하기 시작하고, K씨 부인이 아버지와 사이가 좋아지기 시작하며, 도라가 소외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시기에 K씨가 도라에게 프로포즈를 했고, 도라는 아버지가 K씨 부인과 친해지기 위해 K씨에게 자신을 선물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K씨 부인이 도라를 사랑한 이유는 그녀의 인간성 때문이 아니라 아버지 때문이었다. 도라는 아빠가 자신을 그 여자에게 희생시켰다고 끊임없이 중얼거렸으며, 그녀가 아빠를 차지하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프로이트,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 250)

 

 

 

     그러나 프로이트는 이를 <동성애적 리비도>라고 말한다. 지금까지 도라의 증상이나 도라가 분석시간에 들고오는 자료들은 모두 K씨와 아버지에 대한 증오나 분노였다. 그리고 앞서 요약한 두 가지 꿈에 대한 분석처럼, 그때 당시 프로이트는 그것들을 K씨와 아버지를 향한 억압된 사랑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K씨와 아버지를 향한 도라의 사랑과 분노는 <K씨 부인에 대한 동성애적 리비도>를 은폐하기 위한 목적을 지닌 감정이라고 최종적으로 해석한다.

 아버지와 K씨 부인에 대한 관계에 몰두하는 도라의 지배적 사고가 K씨에 대한 한때의 의식적인 사랑을 억압하기 위해서뿐만 아니라 심층적 의미에서는 K씨 부인에 대한 무의식적 사랑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는 나의 가정은 틀리지 않다고 믿는다. (프로이트, <도라의 히스테리 분석>, 250)

 

 

결론

     1차자료에 대한 많은 요약과 생략이 담긴 이 글은 굉장히 혼란스러울 수 있다.(이론을 다룬 논문은 요약할 수 있지만 사례이기 때문에 생략이 크나큰 리스크..) 그러나 1차자료를 읽고 있는 사람 또한 혼란스러울 수 있는데, 왜냐하면 프로이트가 모든 사건과 증상들을 성적인 욕망과 연결시키기 때문이다. 논문 마지막에 나온 도라와 K씨 부인 사이의 관계가 과연 동성애적 리비도일까? K씨에게 프로포즈를 받았을 때 따귀를 때린 이유가 K씨에 대한 억압된 성적인 욕망 때문일까? 일단 프로이트는 그렇게 분석했고, 그에 따라 이론을 발전시켰다.

     하지만 오히려 이렇게 볼 수 있지 않을까? 즉, K씨가 프로포즈를 했던 대사 <일단 나는 내 아내에게 관심이 없습니다.>는 <나를 가정 교사 취급하는거냐!>라는 의미로도 볼 수 있겠지만, <내가 존경하는 너의 부인을 험담하는거냐!>라고도 볼 수 있다. 상황만 보자면 도라와 K씨 부인은 몇 년 간 진솔한 대화를 통해 관계를 쌓아올린 사이인데, 정작 남편인 K씨는 도라가 좋아하는 자기 부인을 험담하는 것이다. 그래서 따귀를 때린 것 아닐까?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을 누군가 욕하고 있으면 그것을 막는 것처럼 말이다.

     일단 알 수 있는 것은 도라의 부모는 도라가 자기 자신을 진솔하게 고백하거나 이야기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었고, 도라는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이미지 또한 자신의 부모보다는 K씨 부인에게서 찾았다는 것이다. 그런데 K씨가 자신에게 프로포즈를 해왔고, 자신의 아버지는 K씨 부인과 불륜을 저지른다. 프로이트는 이게 얼마나 도라에게 외상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인지 공감했어야 하지 않았을까?